한국거래소와 트래블룰(Travel Rule), 입출금정책 정리

한국에서 트래블룰(Travel Rule, 자금이동규칙)이 22년 3월 25일부로 시행되었습니다. 이전에는 국내거래소로든, 해외거래소로든, 어느 누구의 지갑주소로든 자유롭게 코인을 출금할 수 있었습니다만, 트래블룰로 인해 타인의 지갑으로 출금하려면 ‘국내거래소의 타인 지갑주소’로만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래에서 하나하나씩 내용을 살펴보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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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 룰이 시행되어서 우릴 귀찮게하는건가요?

코인을 이용해 테러 자금 조달이나 자금 세탁 등의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트래블룰이 시행되었습니다. 원화 가치 100만원 상당 이상의 코인 거래가 발생할 때 보내는 자와 받는 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금융당국에 보고하라’는 ‘가상자산사업자(VASP)의 법적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준수해야하는 것이 바로 트래블룰(Travel Rule, 자금이동규칙)입니다.

국내 은행을 포함한 전세계 은행(기존 금융기관)들은 오래 전부터 표준화된 트래블룰 시스템 아래 송금 업무를 처리하여왔습니다. 이제 코인도 화폐의 기능 및 재산적 가치를 지녔으므로 이를 송수신하는 코인거래소 역시 은행처럼 트래블룰 의무를 지키라는 것이죠.

누가 그런 의무를 수행하라고 한거에요?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Financial Action Task Force)가요! 거래소 해킹, 개인정보유출을 통한 대규모 해킹 등과 같은 암호화폐 생태계를 공격해 북한, 이란과 같은 나라로 자금 공급이 되는 일을 막자고 하는 취지이죠. 수백억대의 대규모 해킹사고로 인한 유출된 자금이 북한으로 흘러들어갔다는 뉴스기사도 많이 본 적 있을겁니다. 때문에 FATF에서 회원국을 대상으로 자금 추적 규제를 권고하였고, 우리나라는 특금법 개정을 하면서 도입하게 되었죠.

우리나라말고 어느 나라가 트래블룰을 준수하나요?

FATF 회원국에는 37개국이 있는데, 스위스나 싱가폴 거래소들도 출금제한규정을 두고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까다롭지는 않고 법적으로 ‘트래블룰 시행 언제부터 시작~!’ 못 박은 것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하네요. 다른 회원국들은 권고사항을 따르긴 하지만 어느 정도 유연한 듯 합니다.

트래블룰로 인해서 우리가 좋은 점도 있나요?

소비자 보호 효과가 있습니다. 해킹 등으로 인해 자금이 거래소로 흘러가게 되었을 때 수사 및 추적이 가능해집니다. 또 과세가 가능하게 되는 인프라도 될 것이라고 봅니다. 불법자금세탁을 막거나 추적을 좀 더 용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래블룰로 인해 어떤 변화가 생기나요?

이전에는 지갑주소만 있으면 코인을 주고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 지갑주소의 소유자가 누구인지 명확한 경우에만 입출금이 가능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볼게요.

예시1) 제가 업비트에서 친구에게 빗썸으로 300만원 상당의 이더리움을 송금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봅시다. 제가 업비트에서 출금요청을 하면 ‘업비트’라는 가상자산사업자가 제이름,친구의 이름을 포함하여 지갑주소의 정보를 ‘빗썸’에게 알려주어야합니다.

예시2) 제가 만약 업비트에서 친구에게 300만원 상당의 이더리움을 송금하기위해 바이낸스를 통해 보내려는 상황이라고 가정해봅시다. 불가능합니다. 한국인 친구이건 외국인이건.. 해외 거래소 타인 계정으로는 보낼 수가 없습니다. 업비트에서 바이낸스로 보내려는 상황이라면 ‘저의 바이낸스 계정의 지갑주소’로만 보낼 수 있습니다. 이 때 업비트는 저의 주소, 주민등록번호까지 확인하고. 이렇게 해외거래소로 얼마의 코인을 보냈다는 거래정보를 약 5년간 보관해야합니다.

요약하자면 트래블룰을 준수하는 국내거래소간의 개인 계정들끼리(제3자에게) 코인을 주고 받는건 가능하지만, 해외거래소의 제3자 계정으로는 보낼 수 없습니다. 해외거래소로 보내려면 내 계정이라는 것을 입증해야합니다.

위와 같은 트래블룰 준수를 위한 일련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솔루션’ 을 국내 거래소들이 도입하였습니다. 국내 모든 거래소가 같은 솔루션을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업비트는 베리파이바스프(VerifyVASP, VV)라는 솔루션을, 빗썸, 코인원, 코빗은 코드(CODE)라는 솔루션을 각각 도입했죠. 이 때문에 22년 3월 25일부터 트래블룰이 시행되었으나, 약 한달간 솔루션간의 연동작업이 필요하여 국내거래소간 자유로운 입출금이 안되는 불편함을 겪어야 했습니다. 트래블룰 시행 한 달만인 4월 25일, 솔루션 연동이 완료되어 국내 거래소간 상호 송금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런데 해외거래소들도 우리나라 거래소처럼 ‘트래블룰 준수’하고 있을까요? 아직 트래블룰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은 나라, 거래소들도 있습니다. 트래블룰을 준수해야하는 우리나라 가상자산사업자들은 외부로 코인을 출금해주기 위해서는 ‘받는 사람의 정보까지 알아야’합니다. 그래서 금융당국은 국내거래소에서 해외거래소의 외국인 계정으로 입금하는 것은 금지하고, 국내 거래소 계정과 해외거래소 계정간 입출금은 오직 본인 계정만 서로 주고 받는 것만 허용케 했습니다. 송금인의 신원 = 수취인의 신원 동일해야만 송금가능하다는 것이죠!

해외거래소에 있는 내 자산들 다 옮겨올 수 있을까요? 해외거래소로 다 보낼 수 있을까요?

해외거래소들이 수백곳이 넘는데요. 모든 해외거래소로 출금이 가능하지는 않습니다. 국내거래소들은 각자 ‘이 해외거래소가 자금세탁위험이 낮은 거래소로 평가되는지’를 따져서 출금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본인 소유의 해외 거래소 계정이라 할지라도 거래소 평가를 통과해야 출금해준다는 것이죠.

그런데 문제는 각 거래소들이 직접 해외거래소를 평가를 하다보니 ‘자금세탁위험도가 낮은 거래소다!’라고 평가하는 해외거래소들의 리스트가 서로 상이합니다. 해외계정으로 입출금이 잦은 국내 투자자들은 번거로워지는 지점입니다. 이러한 평가는 각 거래소가 수시로 진행하기 때문에 추후에 새로이 추가되는 거래소가 있을 수 있고, 제외되는 거래소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업비트의 경우 22년 4월 14일, 게이트아이오(Gate.io)를 ‘위험평가통과거래소 목록’에서 제외시킨다고 발표했습니다. 즉 출금가능한 해외거래소 목록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으니 수시로 확인해야겠습니다. 또한 코인원에서 해외거래소 출금의 경우, 우선 출금심사요청을 넣으면 심사/검토 후 알려준다고 하네요. (…?) 변동가능성이 있어서 그런가 싶습니다.

해외거래소에 있는 자산을 국내거래소로 입금하려는 분들! 확인해주세요. 코인원, 코빗, 빗썸은 본인 계정 인증받지 않아도 해당거래소로 입금이 가능합니다. 타인이 송금을 해도 입금이 가능하지만, 모니터링 시스템에 의해 이상거래로 판단되면 입출금이 막힐 수 있습니다. 국내 최대 점유율 업비트의 경우 ‘입출금 모두 가능한’ 해외 거래소와 ‘입금’만 가능한 해외거래소를 구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코인베이스의 경우 업비트로 본인계정으로 인증했더라도 ‘입금’만 가능하고, 업비트에서 코인베이스로 출금은 불가능합니다. 본인계정이라 하더라도요.

저는 하드월렛 유저입니다! 하드월렛 개인지갑은 어떻게 하나요?

거래소에 있는 자산을 하드월렛 개인지갑(렛저나노,트레저,디센트 등)으로 출금하려하고 있다면, 22년 5월 5일 기준으로는 ‘업비트’는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업비트는 ‘트래블룰을 준수하는 국내거래소’를 제외한 모든 곳, 즉 개인 지갑 및 해외거래소는 ‘본인’이어야만 출금을 해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하드월렛은 ‘본인인증’이 아직까지는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코빗’은 렛저나노, 디센트 등 하드월렛을 통해서도 본인인증을 받아주겠다고 공지해두고 있습니다. ‘코인원’은 우선 출금신청하고 심사를 받으라고 하고 있고요.

너무 어려워요 요약해서 알려주세요!

  • 트래블룰은 (환산가치 100만원 이상) 가상화폐 ‘출금’과 관련한 것.
  • 송금하는 거래소는 ‘송금인 및 수취인의 정보를 모두 확인’하여 수취거래소로 정보를 제공해야함.
  • 트래블룰 적용하는 국내거래소 간에는 송금인 및 수취인 정보 파악이 용이하여 제3자 계정과의 출금 및 입금도 가능함. (ex : 대구 사는 30세 김슬기 → 용인 사는 27세 김연주)
  • 국내거래소에서 해외거래소·개인지갑으로 출금하려면 ‘본인계정’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사전에 등록한 지갑으로만 허용됨.
  • 개인지갑을 본인 계정,본인 지갑이라고 인증하는 방법은 각 거래소마다 상이함. 또한 본인 인증 허용 가능하다고 보는 지갑 종류도 상이함. 업비트는 기본 메타마스크만 지원하고 있으며, 하드월렛을 연동한 메타마스크는 허용하지 않음. 빗썸에서 메타마스크를 본인계정으로 인증받으려면 고객센터 내방 및 대면확인이 필요함. 코빗은 렛저나노 등 하드월렛도 본인계정으로 인증해줌.
  • 업비트는 출금 뿐만 아니라 입금도 엄격히 관리함. 해외거래소 및 개인지갑으로부터 업비트로 입금하려면 반드시 ‘본인계정’이어야만 함. 그 외 코인원,코빗,빗썸은 입금의 경우 유연한 편. 사전 등록, 본인 인증 절차는 필요하지않으나 입출금 이상거래 모니터링을 통해 입출금제재가 있을 수 있음.

※ 위 내용은 22년 5월 5일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므로 시간이 경과됨에 따라 각 거래소의 세부사항이 변동될 수 있음을 알립니다. 본 포스팅은 참고만 하여주시고 입출금시에는 각 거래소의 최신 공지사항 및 고객센터 문의를 통해 정확히 파악한 후 입출금하시기 바랍니다!